아마도 사랑때문이겠지.
그 아이가 나 자신의 목숨보다 더 소중하고, 그 아이의 눈물이 남의 고통보다 더 가슴아프기 때문이겠지. 당신의 아이가 식당에서괴성을 지르며 뛰어 다니다가, 노인네의 등허리를 무릎으로 쳐박고도 모른척 하며 다시 뛰어다녔던 그 때. 당신은 너무도 사랑에 복받쳐서, 당신의 아이를 나무라는 그 노인네의 아들에게 악다구니를 썼겠지. 애가 뭘 안다고 소리지르고 지랄이야, 이 개새끼야! 그런데 말야. 초등학교 1~2학년정도면, 얼굴이 쭈글쭈글하고 머리가 하얀 분은 나이가 아주 많으신 분이란거 알텐데. 누구라도 등허리를 그렇게 세게 받히면 아프다는건 알텐데. 엄마의 입에서 나오는 말들이, 자기보다 20살은 많아 보이는 분에게 하는 욕이란걸 알텐데.
그래, 아이가 뭘 모른다고 치자. 당신은 알잖아. 당신의 아이를 계속 그렇게 키운다면, 당신까지 잡아먹을 쓰레기가 되어버릴꺼라는거. 돌아오는것 바라지 않고 아낌없이 주는 당신의 눈먼 사랑은, 당신이 원치 않는 모습으로 돌아올지도 몰라. 언젠가 쭈글쭈글해지고 머리가 세어버린 당신에게 '필요없어. 죽어버려, 늙은년'이라는 욕설로 돌아올지도 몰라.
아마도 사랑때문이겠지.
오빠들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오빠들 없이는 이 세상의 어떤 것도 의미가 없겠지. 오빠들이 존재해야만 세상이 존재하니까. 당연히 돌아오지 않을 사랑이란거, 잘 알고 있어. 오빠들한테 뭘 바라는게 아냐. 그저 조금이라도 더 행복해지기만 하면 되. 우리 오빠를 조금이라도 맘상하게 한다면 다 죽여버리겠어.
그래서 너희 오빠를 부끄럽게 한, 그녀의 두 다리를 부러뜨리고 싶었을꺼야. 너무 오빠를 사랑하니까. 너희가 비록 뇌를 오빠들한테 공물로 바치긴 했어도, 그녀에게 그 두 다리로 타는 스케이트가 지금까지의 인생의 전부라는것 정도는 알 수 있으니까. 조금 불쌍하긴 하지만, 어쩔수 없어. 우리 오빠가 마음에 상처받는 일의 중요성은, 한 소녀의 인생과 꿈과 희망따위의 가치와는 비교할 필요도 없이 크거든. 뭐, 알다시피 세상은 어차피 불평등하단 말야.
하지만 말야, 불평등의 진실은, 그 소녀의 하루 하루는, 버러지처럼 시스템에 쉽게 속고 착취당하며 사는 너희들의 인생 전부보다 훨씬 가치있다는 거야. 그녀는 돈으로 살 수 없는 아름다움을 세상에 보여주기위해 매일을 노력하는 존재거든. 그리고, 10년뒤엔 너희들의 그 오빠가 전혀 '특'별한 사람이 아니었다는걸 알수 있겠지. 어디서 뭐하며 먹고살까?
아마도 사랑때문이겠지.
그 분의 음성을 들은 이후로는 다른 모든건 무의미해졌겠지. 그분이 나에게 주시는 이 무한한 사랑! 정말 하루 하루의 삶이 영광과 기쁨과 성령으로 충만해졌어. 여태까지의 사랑은 다 가짜였어. 이게 진짜 사랑이야. 이게 진짜 아가페야. 이 복받치는 사랑, 그분의 뜻에 따라 모든 사람을 그분의 사랑안으로 전도하고 싶어. 저 동냥질하는 땡중새끼. 주님의 사랑이 가득한 세상에서 어리석게 우상 숭배하는 새끼. 불쌍하다. 내가 반질거리는 대머리에 손을 얹고 축도해 줄께. 주여, 이 땡중의 죄를 사하야 주옵소서. 아멘. 그래도 땡중들은 좀 나아. 지구 저편에선 이 세상이 알라의 것이라고 우기는 놈들이 있어. 이놈들 예전부터 한손엔 코란들고 한손엔 칼들고 알라를 강요하러 다녔었잖아. 우리 이녀석들을 이대로 놔둬선 안돼. 우리의 젊고 용감한 신도들을 보내. 우리의 그분의 사랑을 전해.
그래, 그래. 당신들이 보낸 사랑의 전령사들은 죽음과 죽음사이의 골짜기에 떨어져있어. 두명은 이미 죽었고. 우리 누구를 원망할까? 허수아비에 지나지 않는 아프간 괴뢰정부? 힘없고 무능한 대한민국 정부의 한심한 외교력? 친구인척 하며 실컫 삥뜯어 놓고 일벌어지니 무관심한 미국? 하지만 말야, 나는 너희들의 그분이 제일 원망스러워. 살려주세요. 주님, 살려주세요. 죽어간 이들은 너희들의 그분에게 얼마나 많이 혼과 생명력을 담아 기도했을까? 나는, 당신의 종들이 그저 두려움속에서 비참하게 죽어가록 내버려 두는 그분의 사랑을 도대체 이해 할 수 없어. 제발, 그렇게만 해 준다면 나도 믿어줄테니까, 전지전능한 힘으로 미국을 움직이던, 아프칸정부를 움직이던, 탈레반을 움직이던 해봐. 제발 저들을 구해줘. 되살려줘. 당신만 믿었는데, 불쌍하잖아.
하지만 말야. 무슨일이 있어도. 너희는 사랑하는 그분탓을 하지 않을꺼야.
그 아이가 늙은년 나가 죽어 라고 해도,
오빠가 아무렇지도 않게 거짓말만 하는 머저리고 너희를 미친년이라 욕해도,
사랑의 전령사들이 허망하게 다 이교도손에 살해되더라도....
그분은, 내가 사랑하는 그분은 아무 잘못없어.
내가 너무 사랑하니까. 너무 너무 사랑하니까.
사랑없인 살 수 없으니까.
당신들의 그런 눈먼 사랑따위,
없어졌으면 좋겠어.
구역질나.